술에 관심이 생기다보면 양조주, 증류주, 희석주, 혼성주 등
다양한 제조법에 따른 술의 분류에 대해서 들어보셨을텐데요
오늘은 각 술의 차이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양조주, 발효주(Fermented Liquor, Brew)
곡물 중에 함유되어 있는 전분을 당화시킨 것이나 과일 중에 함유되어 있는 과당을 효모를 이용해 발효시켜 만든 술을 이야기하죠. 대표적으로는 맥주, 막걸리, 청주, 와인이 양조주에 속합니다. 이 중 보통 곡물을 발효시킨 술은 맥주, 막걸리, 청주 그리고 과일을 발효시킨 술은 와인 정도로 보시면 되겠네요. 양조주는 발효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발효주라고도 하고 같은 뜻입니다.
양조주는 술의 역사상 가장 처음으로 만들어진 방식이기도 합니다. 원숭이가 구덩이에 빠진 과실이 발효되는 걸 보고 마셔보며 즐겼다는 설이 있죠. 술의 기원에 대해서는 아래 글에도 적어놓았으니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효모가 포도당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이 이산화탄소 때문에 많은 양조주들은 탄산음료 같은 청량감을 가지기도 합니다. 맥주나 막걸리를 마실 때를 떠올려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증류주(Distilled Liquor, Spirits)
양조주를 증류기에 넣고 분별증류하여 만든 술이 양조주입니다. 기본 양조주는 자연 발효를 통해 얻어지는 도수가 약 20%를 넘기가 힘든데 이런 양조주가 증류가 되면서 도수가 높아져 40℃ 이상이 많고 강한 술은 90℃ 이상 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증류주에는 위스키, 브랜디, 진, 보드카, 럼, 테킬라, 소주, 고량주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소주하면 희석주가 아닐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는데 소주는 증류식 소주와 희석식 소주로 또 나뉩니다.
위스키, 진, 보드카, 소주, 고량주는 보리나 돼지감자, 옥수수 등을 발효시켜 증류한 술입니다. 그리고 과일 발효주를 증류하여 만든 술에는 그 원재료에 따라 종류가 다양합니다. 브랜디 중 코냑과 아르마냑은 포도로 만든 와인을 증류시켜 만들고, 칼바도스는 사과로 만든 사이다를 증류해서 만듭니다. 또한, 럼은 사탕수수, 테킬라는 용설란의 일부인 아가베를 주 원료로 만듭니다. 원료의 특징에 따라 향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보통 증류주들은 양조주보다 가격이 비싼게 특징입니다. 흔히, 어렸을 때는 어른들이 비싼 양주라고 부르는 술로 통칭하고는 했었죠. 이렇게 증류주의 양이 비싼 이유는 양조주를 증류하며 양이 10% 정도까지도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위스키가 연수가 오래될 수록 비싸지는 이유를 생각해보시면 쉽게 이해되실 것 같습니다. 오크통에 숙성을 하면서 양이 줄어드는데 보관이나 관리에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수율도 낮아지고 그만큼 희소성 가치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희석주
희석주 흔히, 희석식 소주라고도 하죠. 이 희석주는 카사바 등 저렴한 원료에서 추출한 전분을 발효, 연속증류하여 얻은 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첨가한 희석식 소주를 보통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가 들으면 익숙히 알듯한 소주(처음처럼, 참이슬, 시원, 진로 등)가 여기 속합니다. 물론, 대장부나 화요, 일부 진로 제품 등 우리나라 소주 중에서도 일부는 희석식 소주가 아니라 제대로 만든 증류주에 속하기도합니다.
소주(희석주)는 이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술이라고 다들 알고 계실겁니다. 하지만 사실 이 희석주는 일본 제국에서 탄생한 조주 방식입니다. 1895년 동아시아 최초로 주정 생산에 성공했고 우리나라에는 일제 강점기인 1910년 정도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리고 저렴한 원료를 사용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기존 증류식 소주 시장을 파괴하고 서민들에게로 퍼져나가기 시작했죠.
희석식 소주는 저질 재료를 써서 몸에 안좋다는 말이 있는데 실제로 증류식 소주에 비해 저렴한 재료들이 들어가기는 합니다. 카사바나 고구마, 타피오카 전분에 주정에 물을 타기도 했고 아스파탐 등의 감미료도 첨가됩니다. 하지만 사실 알코올이기 때문에 술을 어떤 것을 마시든 많이 마시면 모두 안좋고, 어쩌면 증류식이냐 희석식이냐 논란은 우리나라 주류 문화에 대한 수준이 높아지며 겪는 성장통 정도로 볼 수도 있겠네요. 술의 풍미 자체로만 즐기기엔 부족한 술이지만 가성비로 따졌을 때는 희석주만한게 없기 때문에 서민들의 애증의 술이라고도 생각합니다.
혼성주(Herb liquor, Compounded liquor)
양조주나 증류주에 약재나 과일, 과일의 씨, 향료, 당분 등 여러가지를 섞어서 만든 술입니다. 좁은 의미로는 리큐르라고 부르기도 하죠. 혼성주라는 표현이 조금 어색할수도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바에 가면 칵테일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다양한 향이 나는 술 정도로 보시면 이해가 가장 빠르실 것 같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술 중에서는 약소주(증류식 소주에 여러가지 부재료를 넣어서 만든 술)나 담금주도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발포주(Happoshu, low-malt beer)
잘 모르시는 분들은 흔히 저렴한 맥주라고 착각하고 마시는 술들 중에 이 발포주 유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발포주는 일본 주세법에서 사용하는 분류 개념으로 일본에서는 맥주로 인정되려면 원재료 중 맥아 함량이 50% 이상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맥주의 3대 원료(곡류, 홉, 물) 이외 부재료는 법령에 지정된 것이어야 하며, 맥아 대비 5% 이하만 첨가되야 한다고 합니다.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들을 발포주라고 부릅니다. 쉽게 생각하면 맥주를 따라한 저렴한 술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보통 발포주의 맥아 함량이 25% 이내이다 보니 그만큼 맥주에 비해서도 확실히 가격은 저렴한 편입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현재는 다양한 발포주들이 있지만 가장 대중들에게 성공한 케이스는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라고 볼 수 있겠네요. 맥주와 유사한 풍미와 가벼운 느낌으로 호불호는 갈리지만 일부 사람들에게는 호평을 받았던 발포주죠. 제대로된 맥주가 아니라고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취향에 따라 선택하지면 될 것 같습니다.
'식품이야기 > 술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칵테일) 네그로니(Negroni) (0) | 2024.08.30 |
---|---|
(칵테일) 그래스호퍼(Grasshopper) (0) | 2024.08.29 |
세계 5대 위스키와 그 외의 위스키 생산국들 (0) | 2024.08.01 |
(칵테일) 파우스트(Faust) (0) | 2024.06.03 |
미즈와리(水割り) (0) | 2024.06.01 |